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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삼 생각해보는 블로그의 의미 2 2007.05.25

* 블로그(blog) : Web(웹)과 Log(로그)를 합친 낱말로, 스스로가 가진 느낌이나 품어오던 생각, 알리고 싶은 견해나 주장 같은 것을 웹에다 일기(로그)처럼 차곡 차곡 적어 올려서, 다른 사람도 보고 읽을 수 있게끔 열어 놓은 글모음이다. 많은 사람이 블로그를 인터넷 문화를 바탕으로 태어난 한 사람 (또는 홀로) 매체의 시작으로 본다.

내가 생각해보고 싶은 것은 블로그가 오픈되어 있다고 해서 누군가가 내게 가하는 공격을 당연시해야 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물론 이 '공격'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애매한 구석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내가 수긍하기에 불쾌한 덧글이나 엮인글정도로 풀이하는게 무난하겠다.

사실 몸담았던 곳은 몇 번 바뀌었지만 이런 웹페이지를 가지고 있었던게 10여년정도 전부터인지라 그간 몇몇 사건들이 있었다. 나는 천성상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성격도 아니고 아주 관심있는 분야가 아니고서야 댓글을 남기는 것도 흔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지인들 말고는 웹상에서 누군가와 부딪히는게 거의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내가 쓴 이야기에 반대하고 불쾌감을 여과없이 표현했었는데, 어렸던 나는 그거 자체가 너무 싫었고 상처받았었다.

뭐 다 지난 얘기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심각한 일도 아니지만, 그 이후로 어떤 글을 올릴 때 누군가에게 당할지도 모르는 '공격'에 대해 민감한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나는 그저 읽기에 무난한 내 얘기를 주로 했는데- 언제부턴가는 그 때문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정말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에는 극단적이고 음란하며, 약간은 거북한 이야기도 있는데 나는 단지 미지의 무엇인가가 두려워서 웹에서의 나의 활동을 스스로 검열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 얼마나 한심하고 우스운 행동이란 말인가!

한동안은 마치 내 안의 자아가 분열되는 듯한 기분에 환멸을 느꼈었다. 나는 대체 누구를 위해 포스팅하는 것인가. 남을 위해? 물론 그것은 아니다. 나는 타인의 삶을 위해 포스팅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꽤나 이기적인 사람이어서 이런 방면으로는 타인을 먼저 생각하기 힘들다. 진실된 대화로 감정을 분출하기 어려운 현대사회에 블로그라는 공간은 그것을 도와주는 하나의 도우미 역할이기에 나는 철저히 나를 위해 포스팅한다. 그러나 따지고보면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가 '여기에 올린 것들은 내 것들이니 절대, 누구도 태클걸지 마시오.'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도 홀로 존재할 수는 없다. 분명히 내 생각에는 많은 문법적, 윤리적 오류가 있을것이고- 나는 스스로 몰랐었던 그 오류들에 대해 누군가 지적해준다면 감사할거다. 그리고 오픈블로그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의견을 교환하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의를 제기하는 방식에 있다.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힌다.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도) 한줄짜리 욕설에 가까운 비방을 성의없이 던져놓고 사라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자신의 생각이 진리인양 떠드는 사람도 있다. 게다가 10개도 넘는 장문의 댓글로 테러를 하는 사람은 무엇이란 말인가! (차라리 메일을 보내지.) 모르겠다. 모르는사이에 나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걸지도...

아무튼 나를 잃지않으면서 나 자신을 온전히 표현하는 것, 나는 그 방법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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