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여자

from Her Dream 2012. 10. 4. 15:51

지나온 내 웹 상의 이력을 돌이켜보니 나는 쉽게 정착하지 못하는 여자구나. 여기 저기 기웃기웃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고, 직장이나 학교처럼 눈에 보이는 소속에는 꽤 충실하면서도 그 밖에 내 재량껏 얻어갈 수 있는 인간 관계나 소소한 행복 같은 것을 느낄 감성적인 여유가 없는 듯. 못된고 슬픈 여자네.

포스트들도 보면 항상 “아 이제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 “내게 사랑을 주는 그들에게 나도 사랑을 줘야겠다”하고 말만 했지 실천에 옮긴 건 없고, 진실되게 반성 좀 해야겠다. 뭐 하나 감사할 줄 모르고 타인에게는 잘 하는데 정작 내 사람과 나에게는 한 없이 모진 나는 정말 방구석에 쳐박혀서 진지하게 내 삶에 대해 돌아보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속죄하는 시간을 좀 가져봐야겠다. 이번에는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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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is difficult.

from Her Dream 2008. 8. 24. 20:27
"Love is difficult. For one humanbeing to love a another humanbeing, that is the most difficult task that's been trused to us, the final test and proof, the work for which all other work is merely preparation."

from Letters to a Young Poet, by Rainer Maria Ril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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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호에서의 면담

from Her Dream 2008. 8. 17. 22:54
흔히 생각했던 것 처럼 가슴이 아프거나, 미치도록 혼란스럽다거나.하지는 않았어요. 아, 그저 앞으로 어떤 부분들에서의 삶은 순탄치 않겠지.라는 생각은 했지요. 사소한 걱정은 그냥 거기까지였어요.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혼돈은 그 날의 내게는 없었거든요.

- How do you feel?
- Safe...

말 그대로였어요. 그 어느 때보다도 나는 그 순간이 그렇게 느껴졌거든요. 그녀가 내 곁에 있어서, 그리고 아무도 우리를 방해하지 않아서. 벨이 울리기 직전까지 나는 행복했어요. 그녀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죠. 길게 누워 있던 그녀가 휴대폰을 끌어당겨 액정을 주시했어요. "Steven" 내 쪽에서는 액정에 떠오른 이름이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어요. 전화를 건 쪽은 Steven이라는 것을요. 그녀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어요. 가벼운 하품을 하면서 그녀는 휴대폰을 이불 밑에 넣어두고 기지개를 폈죠. 아름다웠어요.

- I'm hungry...
- You...?
- Ye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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